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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트랜드' 공시생 유투버의 공부모습등



- 일상 '브이로그'가 인기 유투브

 :: 비디오와 블로그 합성어 : 하루 종일 공부만 하거나 부은 얼굴로 햄버거 먹어

 :: 관음 욕구와 동질성 확인 : '내 삶도 괜찮다' 위로 얻어


공무원 준비생으로 보이는 유튜버(youtuber·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사람)가 동영상 속에서 펜을 든 채 책장을 넘긴는데 말소리는 들리지 않고 영상만이 보이고 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것도 공부하는 학생과 책이 전부. 밑줄을 긋기 위해 펜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면 정지 화면으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영상은 짧게는 2시간, 길게는 7시간가량 계속된다. '봇노잼'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공무원 수험생이 '같이 공부해요'라는 이름으로 올린 이 무음(無音) 영상을 정기적으로 보는 사람만 20만명. 58만회가 넘게 조회된 동영상도 있다. 20여개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430만회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브이로그 유투버 !!


최근 유튜브에서는 이렇게 말과 소리가 없거나 특별한 정보나 행동을 담지 않은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집 청소를 마친 뒤 커피를 타 마시거나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일을 보고, 퇴근길 차 속에서 혼잣말을 되뇌거나 자취방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찍어 올리는 식이며, 수십만~수백만명이 이런 영상을 보며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네요.


의미 없어도 폭발적 인기

이런 영상들은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먹방'이나 헤어, 메이크업, 패션, 운동 등 정보를 공유하는 방송들과는 다르다. 빗소리나 장작 타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등으로 마음에 안정을 주는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 방송과도 차이가 있고요.


10~20대는 이런 형식의 영상을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를 합성한 '브이로그(vlog)'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담는 게 브이로그의 특징이다. 이전 세대가 글이나 사진 등으로 일상을 기록했다면, 동영상을 통해 유튜브란 채널에 일상을 새겨넣는 것이다. 유튜브에 브이로그를 치면 검색되는 영상만 1억4000만개 입니다.


누구나 매일 겪는 평범한 일상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타인의 삶을 궁금해하는 관음의 욕구와 나와 남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데서 오는 안정을 이유로 꼽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남의 일기장을 궁금해하듯 누구나 다른 이의 생활을 궁금해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미디어를 만나 표출되고 해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TV 속 연예인이나 소셜미디어(SNS) 속 화려한 생활을 마주하다 보면 나만 괴리됐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평범한 일상을 확인하면서 '내 삶도 괜찮다'는 위로와 안정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브이로그 영상 속 일상은 과장이 없다. 퇴근 시간 붐비는 지하철, 밤에 라면을 먹어 부은 얼굴, 화장기 없는 민낯 등이 등장한다. 7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김갈릭씨의 영상에는 부은 눈으로 일어나 커피를 마시거나 인스턴트 햄버거를 먹고 배를 두드리는 모습 등이 나온다. 댓글 창에는 진지하게 영상을 시청했다며 재밌다는 글이 줄을 잇는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과장이나 꾸밈이 덜한 상대일수록 자신과 유사성이 크다고 느끼고 그만큼 동질감도 크다"고 했습니다.


영상을 시청하는 이들은 1인 가구 증가나 혼술, 혼밥, 혼영 등 혼자 하는 문화의 영향을 꼽기도 한다.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덜 느끼기 위해 영상을 본다는 것이다. 브이로그를 매일 본다는 김현경(28)씨는 "퇴근 후 TV를 틀던 버릇이 브이로그를 보는 일로 바뀌었다"며 "채팅 기능 등이 있어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영상에 과도한 집착 우려도

이런 영상이 보편화된 것은 고성능 스마트폰이 보급됐기 때문. 응용 프로그램인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해지면서 전문가의 손을 거치지 않아도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유튜브에는 1분당 4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올라오고, 한 달 15억명 이상이 이를 시청한다. 우리나라로만 좁혀도 지난 2월 기준 유튜브 이용 시간은 257억분으로 카카오톡(179억분)이나 네이버(126억분)보다 많습니다.


당연히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일상을 기록한다는 게 지킬 박사의 얼굴이라면, 조회 수나 반응에 민감해지는 하이드씨의 얼굴도 존재한다. 유튜브는 1년간 구독자가 1000명 이상,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을 충족하면 광고를 붙일 수 있게 한다. 수입은 영상을 올린 이들과 나눈다. 구독자와 조회 수가 높으면 수익도 늘어난다. 자연스럽게 조회 수에 집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무엇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거나 사람을 두고도 카메라가 없으면 말을 하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한 유튜버는 "퇴근 후 집에 와 대화가 적어지는 것처럼 온라인 공간에 치중하다 보면 오프라인에서의 대화가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했네요. 


소셜미디어 등으로 친구를 맺는 '랜선친구'라는 말이 신조어가 되고, "온라인에서 친구 사귀는 것이 더 편하다"는 말이 10~20대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런 동영상이 범죄에 활용될 위험성도 있다. 지난해 왁싱숍에서 왁싱을 하는 타인의 동영상을 본 배모씨는 그 영상에서 주인 말고는 별도의 직원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동영상에서 왁싱숍의 위치를 확인한 뒤 찾아가 주인을 성폭행하고 살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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